중앙은행과 정부는 시장의 통화량을 조절하며 물가와 성장률을 조절하고자 한다. 물가가 높을 때는 재정 지출을 줄이거나 금리를 올려 물가를 낮춘다. 경기가 침체되어 성장성이 안좋아졌을 땐 재정 지출을 늘리거나 금리를 낮춰 GDP를 늘려보고자 한다. 이 관계는 총수요-총공급 곡선 하에서 설명할 수 있다. 중앙은행과 정부는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을 적절히 사용하면서 총수요 곡선을 이동시킬 수 있다. 총공급 곡선은 경제의 펀더멘털에 좌우된다. 총수요 곡선을 왼쪽으로 이동시키면 실질 GDP를 높일 수 있으나 물가도 함께 오른다. 총수요 곡선을 오른쪽으로 이동시키면 물가를 낮출 수 있으나 실질 GDP도 함께 낮아진다. 이 때 총공급 곡선의 탄력성에 의해 물가 변동의 차이가 나타난다. 경제의 펀더멘털이 좋아 공급 탄력성이 높다면 통화정책으로 적은 물가 상승으로 성장률을 높일 수 있다. 대부분의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은 이 총수요-총공급 곡선으로 설명 가능하며 예측해볼 수 있다.
연준의 통화 정책은 시장 전체의 방향성을 흔들어둔다. 명시되어 있는 연준의 목표는 물가안정과 완전고용이지만 이들은 자산 시장의 안정화도 목표로 두고 있다. 물가안정과 완전고용에 관한 실물경제지표는 후행적 성격을 띄고 있으나 자산 시장은 선행적인 지표로써 다룰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연준은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자산 시장의 흐름도 유의 깊게 살펴본다. 이는 수정된 피셔 방정식 - 화폐수량설 방정식 - 으로도 설명할 수 있다.
MV = PY + P’Y’
M은 경제 시장에 돌고 있는 통화량으로 재정 정책과 통화 정책으로 조절할 수 있다. 이것이 늘어나면 먼저 자산 시장 가격인 P’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P’Y’ 항이 증가하면 부의 효과로 인해 가계와 기업이 이득을 보고 PY 항도 함께 늘어난다. 시장의 회전율이 증가하여 V가 상승하고 이로 인해 전체 물가인 P가 증가한다. 이런 식으로 자산 시장의 거품과 붕괴 각종 재정 정책과 통화 정책의 효과를 설명할 수 있었다. …
이 책은 거시 경제의 상당 부분을 다루고 있다. 피셔의 화폐수량설 방정식을 통해 거시 경제의 틀을 설명한 후 자산 시장 항이 추가된 수정된 피셔 방정식을 통해 금융 위기를 포함한 각종 이슈들을 설명한다. 피셔 방정식을 이용하면 Y = C + I + G + NX라는 관계를 통해 가계단과 기업단의 소비/투자 진작과 연관하여 통화 정책을 설명할 수 있다. 저자는 이 두 관계식을 통해 적극적으로 금융 현상들을 설명한다. 이후 채권 금리 같은 단순한 금융 지식부터 미국 탄생 직후부터 현재까지의 연준 역사 이야기와 20세기부터 현재까지의 포괄적인 통화 정책을 설명한다.
금융 위기와 통화정책 설명을 포함한 전반적인 내용들은 다른 책들과 비슷했는데 위 두 관계식을 통해 현상들을 풀어나가는 것이 색달랐다. 저자가 현업에 종사하면서 IMF 사태를 직접 목격했기에 마지막의 IMF에 대한 설명은 많은 사실을 알게 해주었다. 다만 금융 위기를 설명하는 부분에서 너무 개별적인 지수들에 대한 설명을 줄줄이 읊어서 (무슨 정책 하나 설명할 때마다 이후 나스닥이 몇 프로 올랐고 무슨 지수는 몇 포인트에서 몇 포인트 올랐고 이런걸 한 페이지씩 할애해서 설명했다. 이런 내용은 그냥 안 읽고 넘겨도 됐다.) 좀 지루한 부분도 있었다. 특히 그린스펀 풋에 대해서 저자는 좋은 평가를 했는데 개인적으로는 <금리의 역습="">을 쓴 챈슬러랑 비슷한 의견을 갖고 있어서 이 부분은 좀 의아했다. (기대인플레까지 때려 잡으려고 했던 볼커의 노력을 한순간에 없앤 시기가 아닌가 해서 그렇게 좋게 보지만은 않는다.)금리의>
그러나 다른 책들과는 다르게 최근에 나온 책이라 코로나 이후의 금융 시장 상황까지 상세하게 설명한 책이었다. 그래서 이 시기 시장 흐름과 통화 정책 변동에 대해서 짚어볼 수 있어서 재밌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기준 금리 상단이 5.5%까지 올라온 현재까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고 현재의 주식 시장 랠리까지를 범위로 하는 책이다. 이 점에서 좋았던 책이고 현재 금융 시장의 리스크도 짚을 수 있어서 의미 있었다.